결혼식의 다음날,
하루종일 야외 사진을 찍으면, 우리의 결혼식은 이제 끝이다.
술에 팅팅 부은 얼굴로,
아침에 일어나, 재빨리 머리와 화장을 다시 하고,
사진아찌를 만난다.

처음 우리가 간곳은 Deer Lake in Burnaby.
난데없이 보트에 올르라는 아저씨의 말에, 오르긴 올랏지만, 노를 잘 젓지 못하는 신랑 덕택에
저 부은 얼굴로 꺄르르 웃어댔다.


그리고 다음 찾은 곳은  Stanley Park.

여름이라 만개한 꽃밭에서 나혼자 찰칵


이제는 sea wall 쪽으로 걸어가 Vancouver의 전경이 보이는 곳에서 예쁜 스냅 사진들을 찍고.


자유자재로 포즈를 편하게 취해보라는 아저씨의 말씀에,

이것저것 노력은 해보는데 뭔가 어설픈 우리.



삐진척도 해보고.. 그래도 잘안된다.

프로 모델들이 얼마나 힘든지 알겠다.

안면근육이 경직될 지경이다.



그러다 왠지 빵~ 터진.

그리고 그걸 찍어주신 아저씨.

그래, 난 이런 자연스러운 사진이 좋더라...



또 한참을 걸어걸어,
예쁘장한 Lighthouse 있는 곳으로 간다.
위에서 산뜻한 여름 바닷바람을 맞으며 사진 한캇 ~


이젠 샤방하게 등대 밑으로 걸어갈 차례.

어째 aisle을 걸은 어제 보다 사진아찌가 바로 밑에서 누워서 우릴 찍고계신 모습에 더 긴장.



내 드레스의 풍성한 주름이 예쁘게 나온거 같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하는 사진중 하나.



캬~

너무 예쁘게 나왔다.

사진 굿굿!!!



바닷가에서 결혼하지 못한것이 한이 되서였을까.
사진사 아찌를 고용할때 부탁했던것은 딱 하나다.
바닷가에서 물과 함께 사진을 찍고싶단것.
그리고 해가 질때 바닷가에서 석양을 맞고 싶다는것이었다.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는 모습.
난 내 드레스의 뒷모습이 너무도 마음에 든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리 결혼식 촬영에 환호하고,
우린 또 답례로 인사도 해준다.



결국 물에 들어간 우리들은 생각보다 차가운 물에 깜짝 놀라고.

드레스와 양복이 바닷물에 젖을 까 노심초사 하는 통에

예쁜 사진이 나오지않았다.



그래도 하라는 대로 뽀뽀도 해본다.



이제 물놀이는 끝내고
젖은 발을 말릴 시간.


내가 친구들이랑 드레스 매무새를 만질적에,

남편은 뭐가 신낫는지 혼자 저만치 걸어간다.

내 부케를 들고. ㅋㅋㅋ



그렇게 Stanley Park에서의 모든 촬영이 끝나고

이제 해가 뉘엿 뉘엿 지나가려던 때가 왔다.

Spanish Bank로 가기전 들를 때가 있다고 한 작가아찌.


오오... Vancouver에 이런데가 있는지 몰랐다.

너무 한적하고, 기찻길이 곧게 나있다.



다정스레 뽀뽀도 나누고~



이제 마지막으로 우리가 가야할곳,

석양을 맞이하러 Spanish Bank로 총총...

도착하니 벌써 어스름이 잔뜩이다.


얼굴이 잘 보이진 않아도,

마음에 드는 사진들이다.


이렇게 노을져 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그때 우린 어떤 약속들을 속삭였을까?


어느덧 결혼식의 모든 행사가 끝나고.

나의 단 한벌 뿐인 드레스는,

나에게 다시

새하얗게 광을 낸채 돌아온다.


그것도 근 1년이 지나서...



눈부신 나의 드레스는.

박물관에서 preserve 용으로 쓰는 박스안에 담겨져 내품에 안겼다. 

이자식, 아주 호사를 누리는 구나!!!


dry cleaning을 꼼꼼히 하고, 가슴과 등쪽에 달린 비즈들도 촘촘히 잘 보수하고,

드레스 안쪽의 레이스들까지 신경써서 수선했다 한다.


이렇게 Preserve 된 내 드레스는, 내가 보고싶을 때마다 열어볼수 있다고 했다.

다만 햇빛이 잘닫지 않는 건조한 곳에 보관을 해야 실크를 좋아하는 벌레등이나 기름때, 먼지로 부터 가운을 보호할수 있다고 한다.



나의 personal monogramming.


앞으로 5년뒤,

우리의 결혼 5주년이 되는때, 나는 이 드레스를 다시 꺼내어 입을 것이다.


그때까지.

잘있어야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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