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의 첫 일정은, 문화생활이다.

파리에는 역시나 많은 박물관및 미술관이 즐비하다. 처음 우리가 찾아간 곳은 Musee d'Orsay.

Museum pass가 있거나 예약한 티켓이 있다면 줄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갈수있다고 하지만,

따져보니 7군데 정도를 가시않을 시에는 큰 benefit이 없다 생각되어 박물관은 무조건 아침일찍 가기로 맘먹었다.

덕분에 아침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지하철을타고~ St. Germain 지역으로 넘어갔다.


지도따라 길따라 쭉~ 걷다보니 멀리서 MO sign이 보이고... 황급히 줄을 섰다. 다행히도 아직 줄은 그렇게 심하지않았다.

약 10분 기다렸을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에 벌써 우리차례. 약 10유로 미만의 관람비를 내고

잔뜩 기대에 부푼채 미술관을 관람했다.

그런데 이럴수가... 레노중인 관람실이 너무도 많았다...

흑..........ㅜㅜ

그래도 밀레의 만종, 기도를 볼수있었다.

그외에 Manet의 발레 시리즈가 엄청 많이 전시 되어있었고.

고갱의 작품을 많이 기대했었는데 한점인가.. 별로 많지않아 슬쩍 실망...



닫은 관람실이 많아 약 한시간만에 금방 끝내고..

기념으로 이쁜 Musee d'Orsay 조형물 (또는 그저 간판...)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날씨도 덥지 않고 해서 산책겸 낭만있게 강건너편의 Louvre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사람들은 파리가 그렇게 낭만이 가득하다 하는데,

오늘은 날씨가 우중충해서인지... 나는 아직 그 낭만을 찾지 못했다.

그 낭만을, 사랑을 느끼면서 사랑의 자물쇠를 채우는 연인들.

참... 줄맞춰 달아놓은게 그래도 가지런하니..이쁘다.



잔뜩이다. 근데 더 유명한 다리에는 더 많은 양의 자물쇠가 채워져있다 한다.

슬쩍 찬조출연한 나의 발 ㅋㅋ



드디어 저 멀리 Louvre가 내눈앞에!!!!



Louvre의 상징 유리피라미드.

참 특이한 건축물이다...

어찌보면 어울리지 않게 생긴 피라미드가 파리의 한복판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니...



아까 오르세이 미술관보다 좀더 라인업이 길다... 허걱...

엄청난 인파에 깜놀! 둘이 번갈아가며 줄에 서있다가 피라미드옆 분수대쪽으로 앉을 수있을거 같아

지친다리를 쉬고있노라니 낭군께서 찍어주신다.



루브르 입장시 받은 floor plan을 훑어보고 조각관은 우선 스킵하기로 하고

더 사람들이 많아지기전에 회화관을 제일 먼저 감상하기로 했다.

나만 바보인걸까... 왜이렇게 관람실 구조가 복잡한듯 느껴진것일까...


그 중에 울 남편과의 조화를 이룬 한 그림.



승리의 여신상

생각보다 아주~ 드높은 곳에 전시되어있어서 좀 놀랐었다.

사람들의 손에 닿지 못하게 하는 나름의 배려인가--;;



두둥!

명화중의 명화 Monarisa 발견.

엄청난 security에 한번 놀라고 굉장한 인파에 또 놀란다.

이중 삼중으로 방탄유리에 꽁꽁 싸여진 모나씨.



그나마 가까운 거리에서 모나와 ㅋㅋ



울남편께서 깜짝놀랐다며 찍어 내게 보여준 사진.

헐...

이 많은 인파가.

저 조그만 그림을 보자고.

미친듯이.

다 카메라를 손에 쥐고...

크...

그중에 우리둘도 있었겠지만...



울남편이 저 위의 사진을 찍을때쯤

나는 아쉽다며 아이폰에도 사진을 저장해야한다며 폭풍돌진했었다.

나의 그 모습을 찍어둔 남편군.



Cupid & Psyche

그 대리석상 뒤에서 연출 하고 있는 나.



몸매가 환상이시라는 밀로의 비너스도 감상하고.

과연 이 대리석상의 팔이 온전히 붙어있었다 해도 완벽한 균형미라고 할까?하는 엉뚱한 상상도 해보았다.



백조를 괴롭히는 귀염둥이 대리석상을 익살맞게 바라보는 낭군.



"그나마" 한산해진 Louvre 매표소 전경.



루브르를 다~ 감상하고 나와선 뭐 할까? 하다가

센느강변을 따라 서성여봅시다..해서,

Pont Neuf 까지 다다른다.

Before Sunrise에서 주인공들이 아련한 사랑을 나누었던 엄청 로맨틱한 다리란다.

그곳에 서니 에펠탑도 저 멀리 보이고...

아까~ 우리가 건너온 다리도 보인다.



줄리델피같은 맛은 없지만,

나름 또 이쁜척하며 퐁네프다리위 여주인공이 되어도 본다.



그렇게 걷고 또 걸어 도착한 곳은 Sainte Chapelle.

큰 기대없이 도착해서일까,

이곳 또한 줄이 많이 길지 않다.

약 15분을 기다린 끝에,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검색대를 지나고,

다시 밖으로 나오니 자그마한 성당이 내 앞에 펼쳐진다.



성당의 내부로 들어가니

처음에는 소소한 스테인드 글래스가 있는 예배당이 나왔다.

이건 뭐여...이걸 보자고 10유로씩 내고 들어온것? 이라며 실망감을 금치 못하고 있을때,

입구쪽 가장자리에서 사람들이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것이 보였다.

오호라, 혹시 저기로 가면 뭔가 secret lair 가 있는것???

하고 별생각없이 수십계단을 올라가니

떡하니 내눈앞에 펼쳐진

Holy, Holy, Holy altar surrounded by huge and elaborate stained glasses......


더이상의 말이 필요없었다.

그 순간 내눈은 호강을 하고 있었으니.

분명 성당으로 들어오기 전엔 잔뜩 찌뿌린 파리의 하늘이었건만,

성당내부에서 바라본 스테인드 글래스는 정말 눈부시게 반짝였다...



정말 화려하고, 거대하고, 아름답고, 눈부시고, 성스럽고, 멋진 이것들은

정녕 창문이 아니다! 이것은 작품이다!!!

다시한번 아주 후진 우리의 카메라를 원망해본다.



제단 반대쪽으론 수수하게 장식했다. 저 글래스가 있는 쪽으로 사람들이 1층에서 2층으로 올라올수있는 계단이 나있다.



또 삼각대의 힘을 빌려 그나마 괜츈한 사진 하나 나왔다.



이것들이 작품일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경을 그림으로 일일이 다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토록 아름답게.



새내기 신자가 된 울 남편도 감상에 푹~ 빠져있나보다. 눈망울이 졸망졸망...



사진의 기술이 없는 우리들은 정말 ㅜㅜ

이 사진에서 나는 보이지도 않는다. 하하하



감상을 끝내고 밖으로 나와 성당외부를 살펴보았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복원작업이 활발한가보다.



Sainte Chapelle의 복원에 대해 설명한것도 읽어본다.



이게 이 성당의 외관인데,

정말 솔직히 별볼일 없는 성당인데..

그 안은 그토록 멋지구리 하다니... 믿을수가 없다.



또 한참을 걸어가다보니 사람이 많은 곳이 있다.

바로 노트르담의 대성당이다.

마음씨 좋게도 관람료는 공짜이다. 하느님 감사!



남편의 첫 묵주를 이렇게 의미깊은 곳에서 사게 되고,

감사의 의미로 봉헌도 했다.



와우..몽마르뜨에서 노틀담까지...정말 엄청난 여정이었다. 뭘 먹지 않곤 배길수없다. 분명 두세시간전 루브르의 cafeteria에서 점심을 사먹었건만.... 고양이가 생선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했던가.

Crepe 가게가 보이자 발걸음을 주춤대다, 야외테이블에 떡하니 앉아

먹고 가야해!! 라며 단호하게 말하는 나.



그렇게 먹고나니 그나마 sugar rush가 오는것일까...

걸을 힘이 났다.

또 다시 다른 다리를 건너, 아까의 루브르가 있는 쪽으로 건너왔다.

어마, 낭만스럽게도 거리의 한 예술가가 큰 비누풍선을 만들고 있다.



나도 저 아이 처럼 뛰어들고 싶은 정말 큰! 비누풍선이었다.



또 한참을 걸어걸어



Palais Royal 입구에 들어선 우리.

특이한 벤치겸 예술품에 또 잠시 앉아 쉰다.



어린 루이 14세가 살았다니 왕궁이 바로 루브르 반대편으로 자리잡고 있다.왕궁으로 향하는 길엔 쭉 가로수가 정렬되있다.



꽃밭과, 분수대도 있다. 많이 화려하진 않고,

수수한 정도의 규모이다.



나는 이렇게 쭉 늘어선 가로수들을 보면 너무 감상에 젖는다.

어찌 이렇듯 살아있는 생물이, 자연이 이런 규칙적인 아름다움을 자아 내는지...



어느덧 시간은 6시반을 훌쩍 넘어서고,

우린 오늘 저녁 The Fork 에서 예약한 Le Louvre Brasserrie 로 향했다.



바로 루브르 뒷켠 아주 좋은 자리에 위치한 레스토랑.



파리에서의 첫 외식이니 간판도 찍어주는 센스를 발휘해보자.

실은.... 프랑스어가 너무 익숙하지 않아, 그러지 않으면 기억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고기를 좋아하는 울 남편은 Beef Tartar (Raw meat)을 시켰다.

생긴것은 약간 스팸같이 생겼는데...

맛은 정말 맛있다!

정말 혀위에서 사르르 녹을 정도로 다진 생쇠고기가 갖은 야채와 양념을 하고

그럴싸한 모양새를 갖춰 그릇에 올라온다. 

나도 몇 입 뺏어 먹어보니 한국의 육회와 맛이 흡사하다.



나는 또 해산물.

Scallop 구이와 호박그릴 구이. 두툼한 조개 관자가 야들야들 하다.



마지막으론 입가심겸 생크림 마카룽 라즈베리 아이스크림

쫘잔~!!



오늘 하루의 대미를 장식할 오벨리스크.



와... 그러고 보니 오늘 하루는 정말 많은 일을 했다.
아침일찍부터 Musee d'Orsay, Louvre, Islands로 건너가 Chappelle & 노틀담까지...
정말 많은 양을 걸었다.
발바닥에 불이 나는것 같다.
과연 내일은 오늘보다는 조금 더 편한 하루가 될지 상상하며
이쁜 침대에 누워 잠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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